[탐방] 건강으로 '백세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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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건강으로 '백세시대' 연다
  • 강주완
  • 승인 2017.12.27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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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노인에겐 노인네 냄새가 안 나"

왼쪽부터 정우진, 조환규, 황대성, 심봉섭 김진원, 최경화 어르신.

 

김포한강스포츠센터 어르신 친목회원들.

 

2017년 말 김포시 인구가 40만을 넘었다. 2017년 8월말 현재 김포시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4만3368명(남 1만9203명, 여 2만4165명). 그 중 65세~74세는 2만5882명(남 1만2425명, 여 1만3457명), 75세~84세는 1만3998명(남 5828명, 여 8170명), 85세~94세는 3254명(남 888명, 여 2366명), 95세~104세는 214명(남 53명, 여 161명)으로 조사됐다.

 

105세 이상 120세까지 초고령자는 남자가 9명, 여자가 11명으로 총 20명에 달했다. 100세 시대가 열린 것.

 

하지만 오래사는 것만이 능사인 때가 아니다.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보통사람의 꿈이다. 한강스포츠센터 헬스장에 가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 어르신들이 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역기와 아령을 들고 구슬땀을 흘리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들. 지난 2012년 한강스포츠센터가 문을 연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헬스장으로 출근하고, 오프라인 모임도 수시로 가지며 수담을 나누는 어르신들을 만나러 한강스포츠센터 내 헬스장을 찾았다.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운동하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월 이용료를 좀 더 낮춰줬으면 해. 다른 데는 공짜도 많은데"라며 아쉬워 하기도.

 

▷ 최고령 회원 조환규 씨(87세)

6.25전쟁 당시 켈로부대원으로, 전쟁 후에는 공수부대에서 군생활을 한 조환규 어르신. 조 어르신은 이곳 헬스장 내 최고령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아침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헬스장으로 출근, 자전거 타기와 윗몸일으키기에 여념이 없다.

"젊어서부터 운동은 많이 했지. 지금은 힘든 운동은 못하고 자전거만 열심히 타. 여기는 내 나이 또래가 한 명도 없어. 매일 나와 땀 흘리고 샤워하면 개운해. 운동도 하고 소주도 한잔 하며 젊은 친구들 만나 얘기하니 젊어지는 것 같아."

"운동은 자기 스스로 좋아서 해야 운동이 되지 남이 한다고 따라 하면 며칠 못 가 그만두더라고. 운동하니 몸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도 건강해져. 지금도 운전해서 강원도 가서 회 먹고 오고 그래."

 

▷ 군살 한 점 없는 탄탄한 몸매 자랑하는 황대성 씨(75세)

헬스장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어르신이 황대성 어르신이다. 쫄티에 반바지를 갖춰 입고 운동 삼매경에 빠져 있는 어르신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흔한 똥배는 커녕 허리가 한줌밖에 안돼 보인다.

"운동한 지 12년 정도 돼. 처음에는 마송 통진회관에서 8년 정도 운동했어. 여기가 생기고 시설이 좋다해서 한번 와 보고 그 뒤로 쭉 이곳에 다니고 있지."

"몸무게? 55kg을 유지하고 있어. 지금껏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어. 몸도 가볍고. 다 운동 덕분이야."

운동을 오래 한 덕분에 황 어르신은 다른 어르신들에게 운동 자세도, 방법도 조언하는 어르신 전용 헬스트레이너 역할도 한다.

"그냥 운동만 하고 헤어지기 아쉬워서 친목회를 만들었어. 처음엔 내가 회장을 하고. 점심도 먹고 가끔 저녁에 만나 소주도 한잔 하고. 이름은 없어."

 

▷ 헬스장 최고 몸짱 최경화 씨(75세)

우람한 가슴 근육으로 주위 운동하는 젊은이들을 주늑들게 하는 최경화 어르신. 소시적 역도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벤치프레스 100kg을 100회 이상 하는 운동이 아직도 끄덕 없다.

"젊어서 친구들하고 해수욕장에 가서는 폼좀 잡았지.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 지금보면 형편 없어. 운동은 계속하지 않으면 금방 찌그러지지. 지금도 운동하다보면 중량에 욕심이 생겨. 하지만 운동에 욕심부리면 큰일 나. 몸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천상 운동맨이다. 운동해서 좋은 점 하나만 말씀해달라고 부탁했다.

"운동하는 노인에게선 몸에서 노인네 냄새가 안나. 땀이 나니 노폐물이 빠지고 매일 씻잖아." 우문에 현답이다.

 

▷ 영화배우 닮은 멋쟁이 신사 정우진 씨(74세)

왕년의 대스타 박노식을 꼭 빼닮은 정우진 어르신. 딱 붙은 운동복 겉으로 보이는 가슴 근육과 복부가 탄탄하다. 운동하는 틈틈이 구수한 입담으로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리드하고 있다.

"40대부터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 방송국에서 일하다보니 술 먹을 일이 많은데 운동 열심히 하니 술 많이 먹어도 끄떡 없어. 요즘은 일 때문에 주중에 운동 못했더니 그새 몸이 망가진 것 같아서 새해부턴 꾀 안부리고 열심히 하려고 해."

"무게 많이 나가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오는 것 같아 되도록 가벼운 걸로 운동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또 욕심이 생겨. 운동하면 좋은 거?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지. 이 나이에 이 정도 몸매 되는 사람 별로 없잖아? 스스로 만족이지. 그러다보니 성격도 활기차게 되고."

"죽을 때 깨끗하게 죽자는 것이 내 좌우명이야. 그러러면 운동 열심히 해야지."

 

▷ 근육 키우는 것보다 스트레칭이 최고라는 심봉섭 씨(73세)

사람들이 열심히 기구와 씨름하고 있는 헬스장 구석 모서리. 그곳 커다란 거울 앞에는 항상 심봉섭 어르신이 무표정한 얼굴로 체조(?)에 여념이 없다.

한쪽 손을 내밀고 다른쪽 다리는 뒤로 뻗은 채 한참을 서 있다가는 어느새 얼굴과 목을 좌우로 비틀고 있다. 그 표정이 사뭇 엄숙하다.

"나이 먹으니 스트레칭이 첫째야. 무리 안가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런닝머신을 타는 게 좋지. 근육 키우는 것은 별로야. 키워지지도 않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 규칙적으로 운동하니 여태 잔병 하나 없어. 밥맛도 좋고."

"처음엔 집 근처 헬스장에 다녔는데 시설도 안좋고 분위기도 그래서 사흘 정도 다니다 이곳이 좋다고 해서 옮겼지. 그런데 다른 시군에는 경로우대라고 무료로 하는 데가 많은데 이곳은 2만4천원이나 받으니 다니고 싶어도 어려워하는 노인들이 있다고 해. 그것 좀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어."

 

▷ 운동으로 당뇨 이겨낸 친목회 회장 김진원 씨(73세)

당뇨로 고생하다 친구따라 헬스장에 와 당뇨를 고쳤다는 김 어르신. 이제는 운동 전도사가 됐다.

"당뇨약을 한번에 한 웅큼씩 먹었는데 운동 3년 하다보니 이제는 하루에 한 알만 먹어. 얼마 전에 검사받아보니 이제 정상이 됐대. 이젠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운동하라고 말하고 다니지."

"운동은 마약같아. 처음에 달라붙기가 어렵지 하다보면 중독돼. 이젠 하루라도 운동 안하면 몸이 아파."

"운동만 하고 헤어지기 아쉬워서 누구 하나가 저녁에 만나자 그러면 번개모임을 가졌지. 그러다 친목회처럼 됐어. 내가 2대 회장이야. 뭐 특별한 회칙이 있는 건 아니고. 좋은 거 먹고 경조사 있으면 서로 챙기고 그 정도야. 많이 모이면 열댓 명 모이지."

 

▷ 신강철 한강스포츠센터 헬스장 실장

한강스포츠센터 헬스장 한켠에 마련된 사무실에는 신강철 실장이 상주하며 헬스장 이용객들에게 운동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신 실장은 틈만 나면 헬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자세도 잡아주고 어디 불편한 곳이 없는지 알뜰하게 살피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근력운동은 골다공증을 예방해주고 유산소운동은 심폐력을 좋게 해 줍니다. 근력운동의 경우 연세가 있으시니 너무 무거운 중량을 들려고 하지 말고 헬스장 내에 있는 기구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골고루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 헬스장 내에는 총 35종의 기구가 마련돼 있다. 운동방법과 시간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전문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는 가슴운동, 그 다음날은 하체운동 등 분할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어르신들 경우에는 근육을 유지하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에 상하체 골고루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동시간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 1시간 정도가 바람직하고요."

 

■ 소각장 열을 이용한 김포한강스포츠센터

 

 

 

마산동(한강4로 419-37)에 자리한 김포한강스포츠센터는 생활폐기물소각 및 음식물 자원화시설인 김포시자원화센터 내에 2013년 9월 개장했다. 운영은 김포시 시설관리공단(이사장 조성범).

 

김포시는 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의 안정적 처리와 더불어 주민들의 건전한 여가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자원화센터의 활용을 계획하고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수영장 등을 갖춘 스포츠센터를 개장했다.

 

스포츠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1층은 성인용 25m 길이 8레인을 갖추고 있는 수영장이, 2층에는 헬스장 외에 에어로빅과 요가, 점핑피트니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목적 강당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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