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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님도 한번 타 보시지요

이상엽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1/06/07 [11:28]

[칼럼] 대통령님도 한번 타 보시지요

이상엽 대표기자 | 입력 : 2021/06/07 [11:28]
이상엽 편집국장
이상엽 편집국장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GTX-D 반발 시위를 집값으로 포장해 허위 사실을 뿌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혼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가 올린 청원 글에서 이들은 “김포와 검단 2기 신도시는 서울 중심으로 직결되는 노선이 하나도 없다”며 “10여 년 동안 참다가 GTX-D 노선이 김포-부천으로 약 50~70%가 삭제되어 버리자 참아오던 것이 터져 집회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도 지옥 중의 지옥인 김포 골드라인을 이용해 보십시오”라며 “(집값 때문에 반발한다는)허위 사실을 모조리 처분하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님이 국민에게 했던 말 중 ‘평등’이라는 단어가 강조되었던 걸 생각하시어 이번 일을 현명하게 해결해 주시길 당부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지난 1월 한 시민의 제안에 따라 시작된 ‘너도 한번 타봐라. 김포 골드라인’ 챌린지에는 그동안 정하영 김포시장을 비롯 선출직 공직자들 상당수가 챌린지에 동참,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률을 몸소 체험하며 GTX-D 노선의 원안 사수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호소해왔었다.

 

타 본 사람들은 그 고충을 실감하게 된다는 지옥철, 김포 골드라인. 달랑 두 칸짜리 전철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 그 어떤 해명 자료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안된 이 챌린지에는 많은 이들이 동참했고, 출퇴근 지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GTX-D 노선 원안 통과에 대한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정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GTX-D 노선을 김포에서 장기, 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것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급기야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 정부 계획안의 부당함을 알리는 시민운동을로 확산시키 있다.

 

그런데 김포시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일각에서는 ‘집값을 높이기 위한 행동’으로 치부하면서 교통문제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오른 청원 글도 이 같은 마음의 고통을 대통령이 나서서 풀어달라는 일종의 하소연인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온 이 날, 청와대 앞에서는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주최로 GTX-D 노선 강남직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김포 갑)과 박상혁 의원(김포을)이 정부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GTX-D 노선 원안 사수와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갖고 “김포시민의 요구는 ‘정의’와 ‘공정’의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역 사회의 분노가 단지 일각의 주장처럼 ‘집값 문제’가 아니고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자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기를, 70만 김포와 검단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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