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파문' 한 점 의혹 없도록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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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파문' 한 점 의혹 없도록 조사해야
  • 이상엽 기자
  • 승인 2020.06.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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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편집국장
이상엽 편집국장

평일 오전 관내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시민단체의 페이스북에 공개되자 삭제요청을 하는 등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던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소장 A서기관이 결국 직위해제됐다.

김포시는 26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평일 골프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A서기관을 직위해제하는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유례없이 빠른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친목모임’의 구성원들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었는지의 여부가 가장 큰 이유였다는 후문(後聞)이다.

반차신고와 평일 출근전 골프는 인사위원회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처음 SNS를 통해 공개했던 김포 시민의 힘 대표 김대훈씨에 따르면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A서기관은 당일 김포관내 □□골프장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조우하자 부랴부랴 골프장을 떠나 유연근무시간인 오전 8시30분전에 사무실로 복귀한 뒤 사전에 신청했던 오전 반차를 외출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A서기관은 감사부서와의 대면조사서 “오전 6시부터 골프를 치다가 비가 많이 와 라운딩을 중단하고 출근전인 8시10분쯤 사무실로 돌아와 반차휴가를 외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사위원회에서 논란이 있었다는 것은 애초에 냈던 반차휴가를 유연근무시간전에 사무실로 출근해 외출로 변경한 것이 정상적인 절차였는지, 평일 출근전 골프가 공무원 복무규정에 어긋나는 것인지에 대해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이번 ‘평일 골프 파문’을 누군가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며, 또다른 누군가는 이를 아무 문제가 없는 행동으로 여긴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는 등 비상시국인 이 시점에 휴일도 아닌 평일 오전시간을 이용해 반차를 내고 골프를 치러간 고위 공직자의 행동이 적절했던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더욱이 해당 공직자가 골프를 친 날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접경지 주민간 간담회가 열리기로 했던 날이었다. 접경지역의 고위공무원이 대북전단 살포지점과 멀지 않은 골프장에서 평일 라운딩을 즐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고개를 갸웃거릴 일인데 시민단체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 은폐를 시도했던 모습에 이르러서는 떳떳함이나 당당함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공무원의 골프라운딩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반차나 월차를 내고 골프장을 이용하는 것도 비난을 받을지언정 딱히 처벌해야하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일 골프 라운딩이 공무원의 6대의무 중 하나인 성실의 의무에 반하는 것인지, 청렴의 의무를 위반하고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과의 라운딩을 즐긴 것인지에 대해서 김포시가 차제에 한점 의혹없는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정확히 가려내 A서기관의 주장대로 억울함이 없었는지도 살피는 한편 대다수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후 처리 결과를 보여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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