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획 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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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주완
  • 승인 2013.06.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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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숨쉬는 민통선에서 하룻밤 “김포 매화미르마을”

 이북이 한눈에 보이고 서울과 가까워 알뜰캠핑족 입소문 솔솔

6월 ‘야영장’, ‘영농체험관’ 등 생태체험장 개장

 

멸종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의 최대 군락지로 유명한 경기 김포에 위치한 매화미르마을이 오토캠핑족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북과 불과 1.2㎞ 내에 위치한 민통선 지대로 김포시는 총 8억원을 투입해 ‘야영장’과 ‘영농체험관’을 조성하고 이달 확대 개장할 계획이다. 서울과 가까운 ‘김포 매화미르마을’에 대해 알아보고, 이번 주말은 가깝고 이색적인 매화미르마을을 찾는 것은 어떨까?

 

▣ 민통선의 특별한 마을, 분단의 역사를 간직

이곳을 찾으려면 주민과 군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문소에서 신분 확인을 거쳐야 한다. 신분과 방문 목적을 확인하고 민통선 내에 들어오면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늠름한 해병의 함성과 구보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낮에는 철책선 인근까지 접근해 한강하구의 습지와 북녘 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등 국내 어느 전망대 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한 분단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민통선 내에 위치해 옛 모습을 간직하며 주민들은 이러한 청정 환경을 유지하도록 친환경 농법을 시행 중에 있다. 특히 매년 5월 마다 멸종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이 약 4ha의 거대한 군락지를 이룬다. 겨울에는 각종 철새가 쉬어가는 곳으로 철새가 하늘을 뒤덮는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마을과 북한 사이에 위치한 섬인 유도에는 여름철이면 수많은 백로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고 있고 희귀종인 저어새도 관찰되는 등 깨끗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이처럼 민통선 내 대표적인 청정마을인 매화미르마을을 찾은 야영객들은 자연의 숨결 속에 밤 하늘을 가득채운 별을 볼 수 있다.

 

▣ 전설 속 ‘용못 이야기’

이 마을에서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일 년 내내 물이 솟구치는 용못이다. 문수산 기슭에서 유일하게 물이 솟아나는 곳으로 사시사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특히 큰 못과 작은 못이 있는데 큰 못에선 암룡이, 작은 못에선 숫룡이 머무르다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용못은 과거 통진현감이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마을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신성한 존재로 남아있다. 여기서 나오는 물은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마르지 않아 마을에서는 한강에서 물을 끌어다 쓰지 않고도 마을내 모든 농사를 짓고 있다. 용못 덕분에 옛날부터 가뭄 걱정 없어서인지 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항상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한편, 용강리(龍康里)란 이름 자체도 용못(용연·龍淵)의 용(龍)자와 강녕포구(康寧浦口)의 강(康)자가 합쳐진 이름으로 용못 외에도 이 지역에는 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들이 전해오고 있다.

▣ 착한 가격의 안보・환경・농촌 3色 체험・・・

매화미르마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이색적인 볼거리와 체험거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마을은 이미 2년 전부터 캠핑족에게 ‘민통선에서 야영을 할 수 있는 마을’로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났다. 방문 팀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0월에만 100여팀이 방문했을 정도다. 6월 1일부터는 야영에 필요한 식수대와 화장실 등 부대시설을 모두 갖춰져 본격적으로 숙박과 야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초소에서 군인의 검문 후에 통과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생생한 안보 체험이다. 북한을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숙박까지 할 수 있는 체험은 민통선 내에 존재하는 마을만이 가능하다.

용강천 보트타기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칙칙폭폭 미르열차를 타고 생태수로길을 지나 북녘 땅을 구경한 다음 생태수로를 따라서 래프팅을 하면서 매화마름군락지가 보이는 길을 따라 다시 체험관으로 돌아오는 프로그램이다. 강원 산간지에서의 래프팅과 달리 조용하게 흐르는 수로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보트를 타는 체험은 가족단위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영농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을 주민의 논밭에서 고구마 및 감자 심기․캐기, 모내기 및 벼 베기 체험, 두부 만들기, 떡 방아찧기, 미꾸라지 잡기 등 전원의 풍요를 맘껏 즐길 수 있다.

 

▣ 마을의 작은 변화가 힐링캠프로 변모

100명 이내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은 7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은 10명도 안될 정도로 평균 연령이 높다. 그럼에도 지자체와 주민의 협력 속에 매화미르마을이라는 힐링캠프로 변모시켰다. 김포시는 매화미르마을이 가진 천혜의 자연 환경을 보다 많은 시민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누리며 가족 단위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노후화된 체험관 건물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물놀이 시설과 야외 화장실, 취사시설에 이르는 생태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수요가 부족한 낙후지역에 과다한 예산이 필요한 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아닌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농외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쪽으로 맞춰지고 있다. 매화미르마을이 대표적 사례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면서 마을의 수익을 이끌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마을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사업비 8억은 많은 예산이 아닐 수도 있으나, 주민의 적극적인 의지와 동참은 침체된 접경지역 내 마을에 활력이 되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매화미르마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관내 학교 및 보육시설의 체험학습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는 매화미르마을 외에도 주민소득 증대를 위해 특성 있는 마을을 발굴해 체험관광마을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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